본문 바로가기

scribbling

옛 물건들

2008년 초 즈음에 나도 드디어 MP3를 샀었다. 라디오 전용으로 들을까 싶어 책상 서랍을 뒤적이다가 마음이 뭉클했다. (어플도 있지만 배터리, 데이터 소모가 있으니까) 잊고 지나간 몇 년 전 추억들이 떠올랐다. 왜 뭉클한 걸까? 현실 속을 살아가는게 사람이니까 또 망각의 동물이니까 그런가. 꽉 찬 서랍 속 물건들을 하나 하나 보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겼다. 오랜만에 우연히 옛날 친구를 만난 반가움, 뭐 그런 거 같기도 하다.

나는 젊지만, 이제 추억을 회상할 만큼은 커버린 듯 하다. 사실 그동안은 옛날이 아니라 '얼마 전'이라고 생각하던 날들인데, 옛 물건들을 보니 벌써 옛날인가 보다. 한편으론 세상이 너무도 급격하고 빠르게 변하고 또 변하다 보니 더 그렇게 느끼기도 하는 게 아닌가 하다. 이런 감정과 생각이 재미있어서 엄마에게 말해주려는데 순간 눈물이 핑 돌 것 같았다. 내가 울보이긴 한데, 그래도 왜 눈물이 날 듯 했는지 모르겠다. 딱히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거나 현실을 엄청 벗어나고 싶다거나 그런건 아닌데. 지나간 과거는 머리 속에서 미화되어서 그립게 느껴지는 건가. 모르겠다.

'scribbling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6/19 일기  (0) 2013.06.19
6/14 일기  (0) 2013.06.14
나다움  (0) 2013.03.26
감사  (0) 2013.03.24
울고 싶다  (0) 2012.10.02